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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0311~190317 뉸뉴냔냐
    일기 2019. 3. 17.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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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나도 어딘가에는 쓸모가 있어야 할텐데. 요즘 머릿속을 헤집어놓는 무시무시한 생각이다. 수업을 꽤 열중해서 듣다가도 '이거 알아봤자 돈 버는 데는 소용이 없을텐데' '나는 왜 이런데만 관심이 있지'하는 자괴감 섞인 질문들이 난데없이 떠오르곤 한다. 분명 교실에 엉덩이 잘 붙이고 앉아있지만 마음은 매번 불안하다. 결론은 백투더 현타...

    학교에서 가장 친하던 세 사람이 모두 떠나고, 그나마 지원한 학회도 떨어지고 포지션이 무척이나 애매해진 5학기 생의 비애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독강 너무 싫다! 나 자신과의 대화량이 부담스럽게 많아진 느낌. 그리고 대부분은 칭찬보다는 아쉬움이나 질타 같은 것이다. 5학기라면 직무는 정해뒀어야 한댔는데, 내가 벌써 그렇게 늙었나 싶고 그렇다고 휴학하기에는 이번 학기는 너무 늦어버렸는데... 다음 학기 계획 같은 것도 잘 모르겠다. 친구가 없으니 당연히 일상도 그닥 재미없고. 너무 슬픈건 아니지만 기분이 좀 블루(?)하다. 이번 한 주는 뭐라도 열심히는 해봐야지.하는 애써 긍정적인 마인드로 버틴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열심히 하지 않는 매직...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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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루 끝, 전화 한 통이 주는 위력은 정말로 대단하다. 멀리 있지만 마주보고 대화할 수 있는 현대기술문명의 축복이란! 물론 그 기술이란게 내 애인을 이름모를 지방으로 끌고 내려가긴 했지만. 아, 애초에 기술이 없었다면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하니 조금 억울하군.

    여튼 전화란게 해봤자 비슷한 하루일지 및 의식흐름 브리핑하는 시간이지만, 신기하게도 하루가 개같았어도, 마주보고 웃는 그 짧은 순간 때문에 안도하게 된다. 기분 좋은 착각을 하며 행복하게 잘 수 있다. 또또 뻔한 얘기지만 하루하루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로 축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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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수업 같이 듣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말을 조리있게 잘하는지 너무 궁금하고 신기하다. 평소에도 생각을 잘 정리하고 다니는 거겠지? 그런 사람들은 그냥 혼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왠지 쿨해보이고 멋져보인다. 나도 얼른 멋져지게 토론 동아리 좀 붙었으면... 

    나도 어릴 때는 나름 한 머리 했다는데, 이제는 잘 안 써서 그런지 완전히 굳어버린 느낌이다. 요즘들어 이상한 패배주의가 뇌를 점령하고 있다. 딱히 새로운 자극을 받고 싶지도 않고, 그냥 좀 피곤하고, 당연히 창의적인 생각도 안나오고 큼...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월간 이슬아'라는 책을 선물했는데 너무 재밌게 잘 읽고 있다. 하루에 한 개만 아껴서 읽으려 하는데 이 언니 너무 매력쟁이라 계속 뒤에 내용 훔쳐보게 된다... 으흐흫 가서 또 읽어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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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예전에 정준영 노래 좋아했는데 ㅎ... 특히 뼝이에요~호안자에오오~ 좋아했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이 줄줄이 뉴스에 올라오는 걸 보니 무척이나 씁쓸하기도 하고, 괜히 통쾌하기도 하다.무 힘든 시간을 보냈을 피해자들과 그들의 오랜 팬들을 생각하니 나도 같이 분하고, 세게 벌 받았으면 좋겠다. 사실 감방 나와도 살아가기 힘들텐데 뭐 ㅎㅎ... 그냥 인류애적인 차원에서, 저 사람들은 이번 일로 슈퍼대왕낙인 하나 찍으면서 돈, 명예, 사람들 다 끊길텐데 진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지..? 싶었다. 그리고 난 그 아직도 카톡방에 있었다던 고위경찰 얼굴이 젤루 궁금해. 사실 '페미니즘'과 관련해서도 진지하게, 더 길게 쓰고 싶지만 너무나 민감한 사안이라 더 공부하고 정리하고 싶다. 페미니즘 관련한 대화는 백이면 백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어서... 

    갑자기 스쳐갔던 문문이 떠오른다. 앞으로는 노래방에서 먼지가 되어 부르기도 괜히 애매해지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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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멜론 이용권을 안 끊었더니 요즘 신곡이나 유행곡에 둔감하다. 불과 이주 전까지만 해도 a&r을 꿈꾸던 사람으로서(박봉이라...보다도 사실 능력 없어서 접음) 자존심 상하지만, 사클과 넷플릭스로 등하교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 사클의 장점은 정말로 다양한 '외쿡' 언니오빠들을 만나 볼 수 있다는 거. 정말로 희귀한 유명하지 않은 노래를 찾으면 꽤 기쁘다. 그치만 너무 몽환적이고 특히 자기가 노래 부른 거 올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요상한 폭탄커버 들으면 가끔 흐름선이 끊긴다ㅎㅎ 매번 바꿔줘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그냥 한 노래만 주구장창 듣는 경우가 더 많다.

    방탄의 슈가님이 요즘 열일하신다. 그 비리비리한 몸으로 어떻게 계속 작업하지 대다냬... '신청곡' 피처링도 하시고 무려 에픽하이 노래에 프로듀싱까지 했다니!! 가수로서 앞으로 얼마나 더 성공하려하는건지 기대가 된다. 이쯤돼서 티엠아이를 하나 풀자면, 나는 방탄 덕분에 에픽하이를 알 게 됐다. 데뷔때부터 존경하는 선배님들이라 밝히기도 했고, 에픽하이의 영향을 받았다는 건 '힙합성애자'라는 노래에도 나온다. 그리고 지금은 방탄 앨범보다 에픽하이 앨범이 더 많은 이상한 팬이지ㅎㅎ

    아 위에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닌데 여튼 lauv노래 짱 좋다! 두번세번백번 들어야 된다. The story never ends 너무 좋아하는데ㅠㅜ 그냥 노래 다 좋당. 패리스 인더 레인~~도 귀에 맴도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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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하루종일 집에만 있던 토요일이당. 너무 편하지만 좀 질린다. 돈 아낀다는 명목으로 근처 카페도 안 갔는데 내일은 좀 나가야지. 오늘 내 하루는 대외활동 지원서와 유투브와 카톡 세 개밖에 없었다. 인중에 기름냄새 낄 쯤에 샤워 해서 기분 전환~ 하려 했지만 30분 가고 실패했고... 저번 학기 이맘때쯤에는 정말로 잘 쏘다녔던 거 같은데 악 요즘 들어 진짜 늙은이처럼 과거 회상만 하는 거 같아서 짜증난다. 

    일상에 대한 싫증의 출처는 밝힐 수 없지만, 오늘 하루의 답답한 기분을 이미지로 설명해보자면 투명한 유리창에 작은 돌이 툭 던져졌는데, 생각보다 큰 균열이 간 거다. 그 거미줄 무늬(?)로 흉터가 남았다고 해야하나... 깨질 정도는 아닌데 보기 거슬리는 정도. 그리고 이게 돌을 던진 사람 입장에서는 별 거 아니겠지만, 유리창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괜히 생각하게 되는 찜찜하고 좀 억울한 그런거다. 내 마음의 유리창이니 내가 충분히 파사삭(와장창보다 뭔가 더 잘 어울린다) 깨뜨릴 수야 있겠지만, 그러면 무조건적인 슬픔과 우울과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ㅎㅎ 그치만 너무 답답한 걸! 나도 써두고 보니 뭔지 모르겠어서 그냥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생각하기 싫은 걸(낯선 유혹) 계속 생각하고 있다. 그게 뭔지를 생각하면 사실 그 순간부터 내가 지는 건데 이미 그거를 생각하지 말 것을 생각했으니 당연히 그것에 대해서도 생각했고 그걸 또 여기에다 쓰면서 문장이나 다듬고 있으니 결론은 그냥 진거다. 젠장... 그리고 이럴 때 하는 하루 끝 전화는 더 짜증난다. 1번 글 써뒀을 때가 2-3일 전인데 사람 기분이란게 널뛰기로 휙휙 바뀌는 게 야속하다. 아직 나의 감정은 멍청하고, 연약하고, 그냥 그 날 하루의 운에 전적으로 맡겨도 괜찮을만큼 현상적인 거에 불과한다. 그냥 아무것도 안 느꼈으면 편했을까 싶지만 그럼 진작에 이 세상을 떠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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