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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4~190310 개강 후 일주일간의 단상들.일기 2019. 3. 11.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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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큐티를 시작하며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낀다. 일어나서, 혹은 자기 전에 생각의 물꼬를 틔워주고 파편들을 나름대로 정리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된 내용을 보면 아무리 사소한 내용일지라도 예전이라면 하루 끝에 몰려왔을 공허한 감정들이 사그라들고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다. 쓰는 일은 조금 머리 아프고 귀찮아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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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들어 내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말하고 쓰는 일에 부족한지 절실히 느낀다. 이유 하나는 딱히 내가 언어로(?) 생각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는 것. 쓰는 나도 이게 무슨 헛소린가 긴가민가하지만, 사실 느낌이란 것은 굳이 언어가 동반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이미지로 상상을 하는 건 아닌데, 여튼 어떤 뭉글뭉글한 상상의 영역이 있다. 노래 들으면서 길거리를 걸을 때 괜히 박자타면서 자아도취의 순간들과 같은 순간들이 평상시에도 자주 있다고 생각하면 쉽겠다. 사실 언어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음에도 창피해서 안 하는 것도 맞겠군.
다른 하나는 굳이 내 의견, 생각을 남에게 관철시키고자하는 동인이 크게 없다. 어떤 뚜렷한 비전이나 개인적인 욕심이 대학에 오고 나서는 거의 전무하다. 솔직한 생각으론 그냥 정치든 기술이든 다 때려치고 다같이 농사짓고 평화롭게 살았으면 하는데, 내가 살아있을 동안에 그렇게 될 리가 없으니... 이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가려면 그럴듯한 사회경험 한번쯤은 해보아야 할 것 같고, 진짜 하고 싶은 공부는 나중에 가서도 할 수 있으니까 어디에든 쓸모있어지자는 생각으로 생계유지용으로다 경영학 복전을 신청했다. 별 감동없는 수업들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이 세상 살면서 이 세상 지식은 알아야 어딘가에서는 버틸 수 있을테니 열심히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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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의지할 말씀이 있고, 멀리서라도 마음이 함께할 사람이 있다는 건 참으로 축복이다. 내가 쉽게 우울해지지 않는 가장 큰 버팀목이다. 아무도 안 읽겠지만 모두 고마워요!
22년간 느꼈던 거지만 주변 사람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대하는 것이 적당한지, 그 경계란 것이 참 어렵다. 특히 마음에 아물지 않는 큰 상처가 있는 사람을 대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문제는 나도 완전한 사람이 못 돼서 타인의 상처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내 생채기 치유하기에 급급하다는 것. 또 눈물 삼키며 살아가는 현실이 누구나에게나 당연하다 생각했다. 감당해야할 현실이라는 게 그 무게도, 성격도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왜 생각 못 한 건지 한심하군. 사실 다르다는 건 알았지만 저 멀리 있는 줄로만 알았지, 나의 아주 가까운 주변에 있을지는 몰랐다.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 매번 중요한 것은 떠난 후에야 알게 되더라. 며칠이 지나도 내 자신이 한심하고, 화나고, 심장 아리게 슬프고, 좀 무력하고 그런다. 그런 의미에서 너무너무 미안하고 가슴 속에 꼭 명심할게. 부족하지만 사랑했고, 사랑하고 이런 말 밖에 못해서 더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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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학회 지원하고 면접준비하는데, 갑자기 세상적인 이야기 다루려 하니까 너무 어렵다. 으아아아 하기 싫어. 일단은 참자...후...... 정 하기 싫을 때 마술연습도 부지런히 하고 할 것이야. 가끔 이제 마술 안하냐고 묻는데, 미미하지만 꾸준하게 영상은 보고 있다. 사실 난 우울하거나 슬플 때 마술영상을 보ㅏ...@.@ 펜엔텔러 fool us 요즘 영상 많이 풀려서 풍년이다 풍년~ 이유는 모르겠지만 꺼질듯 꺼지지 않는 마음 속의 불씨임. 마술 기술도 일주일에 한 개씩은 마스터 할 거다. 그리고 나중에 투잡해야딩~.~ 뭔가 의식 흐름대로 쓰게 되는데 토플도 따고 일본어 공부도 해야되는데 언제하나 급현타오네... 이쯤에서 일주일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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