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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8박 9일 여행/ 여행 준비. (0) 어떤 여행을 할까요여행 2019. 1. 19. 23:04
이번 방학에도 여행을 가게 되었다. 대학 오고나서 친구들과 다닌 해외여행이 두 번 있었는데 한번은 베트남에서 호캉스 느낌으로, 한번은 몽골에서 자연인 느낌으로 누리고 왔다. 우리끼리 노는 것은 재미있었지만, 현지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못했던 점은 좀 아쉬웠어서, 이번 여행에서는 현지사람들과 동물들과 교감하고 같이 노래도 하는 소박하면서 정다운 투어를 생각하고 있다. 나름 좀 특별한 방식으로 기록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겨서 우쿨렐레 영상은 무조건 찍어야 되고, 전체적으로 그냥 우리 이런거 했어요~하는 인증용 영상도 찍어보려고 한다. 예전에 읽다 만 '오래된 미래' 책이라도 챙겨갈까 하는데 가서 다 읽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군.
그렇다고 여행 가는 것이 마냥 기대되고 개운한 건 아니다. 그래도 그전까지 여행은 그래도 내가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간 거지만 이번에는 순수 부모님 지원으로 가는거라 생긴 죄책감도 있고, 보통 여행을 시야를 넓히기 위해 가라고들 하는데, 아직은 '인간은 성장해서 사회에 적응하고 도움이 되어야해! '하는 신조를 확신할 수가 없다. 정말로 행복하고자 한다면 그냥 마음 맞는 사람이랑 노르웨이 숲속에 통나무집 짓고 자연인처럼 살아가도 되잖아! 하는 속세탈출염원이랄까... 그래도 기왕 여행을 가기로 했으니, 일단은 뭐 속는 셈(?)쳐서 제대로 배워오자, 나를 돌아보고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기로 마음을 굳혔다.
나, 그리고 세상이라는 말은 너무 광범위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으면 무얼 의미하는 말인지 사실 좀 오묘하다. 조금 더 구체화하기 위해 몇 가지 계획들, 액션플랜을 짜보기로 하였다. 첫 번째로는, 라오스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공부해보고 앞에서도 말했다싶이 현지인들과 많이 접촉해 보는 것이다. 이번 학기 현대 동아시아의 형성 시간에 우리가 매우 당연시하는 사회적인 가치들, 규범들에 깨어있어야겠다는 경각심을 더 크게 가지게 되었는데 이번 여행이 좋은 계기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기본적인 역사는 알고 있어야 박물관이나 기념탑과 같은 유적지를 볼 때도 더 생생하게 볼 수 있기도 하고, 그 나라 역사를 알아야 문화적인 차이도 잘 캐치해서 이해할 수 있기 마련이다. 흥미로웠던 점 하나는 국민 대다수가 불교를 믿는다는데, 불교가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관련해서도 공부해보고 싶다. 또 전반적으로 농업 위주다 보니 또 우리가 방문할 곳이 시골 느낌으로 소박하면서 사람들이 굉장히 순수하다고 한다. 간단한 인삿말 정도는 배워서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고 싶다.
두 번째로는, 우쿠렐레 영상을 찍는 것. 사실 내가 노래하면서 우쿠렐레 치는 영상을 찍어 올리려는 소망이 무려 3개월 전부터 있었지만 노래를 하도 못해서... 너무 화가 나고 분에 차서 영상 마흔 번은 찍었는데 다 영구삭제 해버림. 성악 공부하는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가니 내가 우쿠렐레 연습만 좀 빡시게 한다면 괜찮은 퀄로 뽑기는 가능할 거 같다! 평소에 노래 들으면서 어느 장소의 어느 시간에 어울리는 장면 머리 속에 그리는 거 참 좋아하는데, 여행지에서 좀 묵다가 여기서는 이 노래가 좋겠어! 하고 딩가딩가하면 막연하게 그냥 좋을 거 같다. 남 눈치보는 성격도 조금 고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어쩌면 작곡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삘받고 멜로디 뽑았던게 다음 날 보면 다 표절이었던 게 트라우마 돼서 감히 시도는 안하고 있었는데 나도 내 노래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
세 번째로는, 책 읽으면서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사실 시험기간만 지나면 그렇게 핸드폰 중독이 된다. 이번 시험기간에는 각종 마술영상을 넘치도록 보았고, 제니의 각 무대별 스타일 변천을 다 꿰버렸음ㅎㅎ 하여튼 이제 학교 수업에서 내가 진정으로 배우고 싶은 과목 배울 일은 거의 없어질 거 같으니... 대학에 와서 좀 놀랐던 거는 생각보다 내가 지적 호기심이 있는 편이라는 점이었는데 살아난지 일년 만에 죽어가려 그런다 흑흑 어차피 이 세상 제대로 살려면 많이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니 하루에 어느 정도 책 읽는 습관을 기르고 싶다. 그 중 하나인 QT는 나름 잘해내고 있어서 뿌듯함ㅎㅎ
라오스 안내책자와 우쿠렐레, 노트, 책, 성경과 함께 라오스에서 찾을 수 있는 사소하면서도 큰 가치들을 채집한다는 기분으로 여행하고 싶다. 다 쓰고 나니까 많이 모자란 거 같아 좀 부끄럽군. 그래도 이대로만 실천해도 성공한 여행이라 부를 수 있을 거 같다! 이번 여행이 단순히 나에게만 유익한 것이 아니라, 그 가치들이 나에게서 남으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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