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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1117 검은 고양이를 보고싶다 이거야
    일기 2019. 11. 17. 05:17

    0.
    동네친구 하나 없는 변방의 고시생은 잠시 화장실에 들락날락 하는 길에 고시팁좀 얻을까 하는 핑계로 서담을 읽는 버릇을 가지게 되었고, 매번 눈팅밖에 안하지만 하여튼 매일 꼭 들어가서 좋아요 몇개 누르고 나오는 성실한 회원으로 진화했다고 한다.

    1.
    바야흐로 2-3주 전이었나, 여느때처럼 서담 인기글을 확인하다가 어떤 검정고양이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트위터에서 퍼온 글 같았는데 처음에 봤을때는 엄청 공격적인 자세로 있다가 여러번 밥주고 하다보니 순해져서 엄청 초롱초롱 쳐다보는 검정 고양이 짤이었다. 근데 나는 변기물 내리면서 그 눈빛에 진짜로 그냥 치여버린거시지,,, 코피터지게 귀여워서 딱히 부정할 이유도 없고 뭐 옛날에 검은고양이 소설 무서운 거 읽어서 별로 안좋아했는데 이제보니 열라 기엽고 우아하고 다하자너ㅠㅠㅜ

    2.
    검정고양이 사진을 어디서 더 볼 수 있을까 고민고민하다가 옛날 기억을 더듬어서 마녀배달부 키키 옆에 있는 지지를 찾아냈고 2차로 반했다,,, 헿 헿 진짜 넘모 기여웡

    3.
    그렇게 뿌듯해하며 집에 가던 길에 하 진ㅋ자 이건 정말 운명적인 만남이라서 하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 동네마다 있는 정원 테두리에 심는 그 흔한 수풀 사이?로 갑자기 까만 엉댕이가 보인 거시야,,,하나님 감사합니다!!! 그건 바로 방금까지 찾아보고 있던 운명의 black cat...ㅠㅜㅜ 엉댕이를 응시하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건지 나를 훽 돌아보더니 엄청 깜짝 놀라서 짤에서 보던 그 순진무구한 눈빛만을 남긴채 밑으로 호다다가라닥 달아나버렸다... 그 뒤로 그 아가고양이는 다시는 못봤는데 하 찰나만을 남기고 떠나간 그대여... 진짜 나의 dream cat이었서 그때 집에 힘들어서 으어어어 ㅎ가ㅗ하면서 기어가듯이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세상 행복해져서 조커처럼 싱글벙글 웃으면서 집들어갓숨 ㅎㅎ 오랜만에 덕후의 참행복을 느끼고 너무 좋았다 아가야 잘 살아야돼ㅠㅜ

    4.
    그 다음날 부터는 매번 주님께 반협박식 간구기도를 드리며 그 주위를 아주 샅샅이 살펴보며 걷기 시작했지... 그리고 엄마아빠 검정 고양이를 한번 목격했고 또 이틀 후였나 어른 검정 고양이를 봤는데 동네 강아지들이랑 기싸움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멋졌어,,, 인간으로 비유하면 약간 수업 맨날 째고 오토바이 타고다니지만 알고보면 숨겨진 상처가 있고 속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막 후배들한테 인기 많지만 자기가 인기 많은지 모르는 남고생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 해야하나 저런 와일드한 부모를 두었다면 그때 그 아깽이도 안전하게 살고 있겠지 싶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뭔가 이 혹독한 세상 속에서 강하게 버티고 살아가는 길바닥 힙합 소울ㅇㅣ 느껴졌다. 다음에는 온 가족 다 모인거로 또 보고 싶다 증말로 그럼 소원 더 없는데ㅠㅜㅜㅜ

    5.
    하여튼 눈에 띄든 말든 건강하게 잘 살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한번쯤 보이면 고양이 캔도 사다줄수잇는데 흑흑 복학하면 고양이밥주는 동아리라도 들어가야겠다 살면서 아니 언제까지 랜선이모로만 남아야하나... 언젠가는 꼭 검정고양이 키워야지....


    인스타고양인데 이포즈 넘모 기엽다키키킼 이제 덕질까지 했으니까 진짜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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