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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8박 9일 여행/일곱쨰날, 여유롭게 자전거 투어~여행 2019. 2. 5. 04:11
라오스에서 탁발을 보겠다고 매일 밤 다짐하였지만, 다섯밤이 지나도록 제 시간에 일어나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전날 자기 전에 꼭 탁발 본다! 안 보면 사람이 아니다! 하면서 파이팅 넘치게 잤는데 하필이면 악몽꿨다. 너무 소름끼쳐서 새벽 4시에 번쩍 꺴는데, 왠지 탁발 보러가다 내 생이 끝나 버리는 거는 아닐까? 싶어서 밀린 마가복음 성경 읽기 하다가 잤다. 그 후로는 지나치게 행복한 꿈 꾸다 결국에 8시에 일어났어...
그래도 이 날은 여행 중 거의 유일하게 숙소에서 아침을 밍기적거리며 보낸 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메이레이에서 오래 머무른 느낌?이 든다. 제일 추억도 많은 느낌... 하여튼 밍기적대다가 숙소 조식을 꽤 늦게 먹었다.
메이레이호텔 조식 과일 많아서 좋았어!
계란맛집이다
조식을 먹고 케이마트에 들러 환전을 하고 그 유명하다는 나pd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메뉴판에 종류가 엄청엄청 많다...
팟타이 추천! 맛있어요
어딜가나 셰이크는 맛있엉~
이름 없는 식당인데, 구글맵에는 나피디 식당으로 나온다.
우리는 까오삐약과 무슨 볶음밥을 시켜먹었는데, 사실 큰 감동은 없었다.(까오삐약은 메뉴판에서 못 찾겠으면 그냥 말하면 된다.) 가격은 음료까지해서 총 40,000낍. 가니 한국사람이 엄청 많아서 한식당으로 오해할 뻔했다? 하는 것과 직원분들이 그냥 서비스가 안 좋은 건 아닌데 좀 퉁명스러우셨다. 한쪽 벽면에 한국 사람들이 남기고 간 친목도모성 후기글들이 엄청 많았는데 괜히 청개구리 마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 감동은 아니었다. 그냥 근처에 식당이 없고 숙소랑 가까우셔서 여기로 오신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나야 뭐 방송 안봐서 모르지...
까오삐약에서 확실히 고수맛도 내 기준 거의 안 나고 괜찮았다. 그래도 나는 루앙 길거리어딘가 집이 더 맛있었어.
내일 할 짚라인 투어와 미니밴은 방비엥인에서 예약했는데 내일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방비엥에선 자전거를!
오늘은 딱히 무슨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않았으니 여유롭게 둘러보며 보내기로 하였다. 여행 와서 자전거 한번 안타보면 섭하지 싶어서 자전거 타기로 결정! 송씨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자전거 루트가 대충 두 가지로 갈리는데, 한 쪽은 우리가 어제 버기카 타고 갔던 블루라군 쪽 길이었고(통행료 내고 다리를 건너야 한다더라) 한 쪽은 그냥 그 반대 쪽? 우리는 자전거 타고 '오가닉 팜'이라는 카페를 찾아가기로 하였다.
욕심으로는 앞에 바구니 있고 예쁜 자전거를 빌리고 싶었지만 그냥 자전거와 가격도 똑같고, 우리가 고속도로를 타고 가야하니 산악자전거를 빌리기로 하였다. 나피디식당 반대편에 있었던 어떤 큰 가게에서 오후 6시 반납 조건으로 두 대에 50,000낍에 빌렸다. 인당 25,000낍.
헬멧이나 그런거도 없는데 가다가 삐끗하면 죽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결론은 선글라스와 마스크, 언제나 든든한 구글맵과 적당한 쫄보 마인드만 있다면 무사하게 다녀올 수 있다! 구글맵으로 치니 한 4.4km 떴던 거 같은데 자전거 타고 30분 정도 갔었다. ㅋㅋㅋㅋㅋㅋ 툭툭 지나가면 거기 타 있는 사람들이랑 눈 마주치는데 유독 한국 사람들 많은 툭툭 보면 눈 마주치고 하니까 얼굴 다 가렸지만 괜히 혼자 민망스럽고 그랬다.
그리고 도로가 포장도로만 있는 게 아니라 엄청 우둘투둘한 자갈길도 있고, 모래길도 있어서... 내가 영상을 못찍어서 너무 후회되지만 덤프 트럭 몇 대가 일으키는 모래먼지가 장난 아니다. 서부 카우보이 영화보면 모래먼지 헤치고 나오는 고런 느낌 난다. 한두번이면 나도 막 멋져진 기분 들고 좋기는 한데 두 대 연달아서 오면 좀 심각함... 머리결은 아예 포기했고 흰 옷은 왠만하면 피하는 게 좋을 거 같다.
현지인 같지
시내에서부터 자전거 타고 달려서 도착한,
메콩강뷰가 좋은, 세상 제일 평화롭고 한적한, 현지 사람들도 구경할 수 있는,
(방비엥 카페) 오가닉 팜
유기농 야채, 재료들로 음식을 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어린이들 교육을 위해서도 기부하는 것 같았다.
이번 라오스 여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카페 고르라 하면 단연 오가닉 팜이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그런지 인적도 드물고, 초등학교도 주변에 있는 거 같았는데(책가방 맨 어린아이들이 대여섯명 보였다) 아이들이 몰려와서 가방 벗어던지도 강에서 노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나는 저때 기껏해야 문방구랑 놀이터만 갔는데... 진짜 우리나라 6-70년대 같구나 싶고 사실 저런 자연 놀이터가 있다는 게 꽤 부러웠다. 조금 더 기다리니 현지 분들이 등에 통 같은 것을 지고 네 분 정도가 오셨다. 그 중에 어린이 한명도 엄마따라 낚시 온 거 같았는데, 어린이용 통도 있어서 너무 귀여웠다ㅋㅋㅋㅋㅋㅋㅋㅋ 걷는거 그냥 존재자체가 귀여유ㅓㅓㅠㅠㅜ 아주 원거리에서 염탐샷을 몇 개 남기기는 하였지만 올리면 안 될 거 같다 헤헿 나만 간직해야디.
photo cred. by 영주.
나는 Mulberry juice를 마셨는데, 멀베리는 처음이었지만 너무 맛있었다. 송씨는 커피?를 시켰는데 총해서 35,000낍. 밀린 책을 좀 읽으려 했는데, 괜히 왠지 기분 하이해지는 이상한 기분도 들면서 심장이 너무 빨리 뛰길래, 핸드폰 하고 주변 산책하는 걸로 계획을 바꿨다. 그냥 자연 그대로가 있어서 나비, 풀, 꽃, 나무, 개, 강 등등을 실컷 관찰하고 구경할 수 있었다. 사실 학교 다니면서 꽃이나 나무를 열심히 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그런 것도 상세하게 뜯어보게 되더라.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행복해지면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마구마구 생겨나는 순간이었다. 나무도 너무너무너무 멋지길래(한국 나무와 굵기부터가 너무 차이난다) 돈 모으면 강원도에 조그마한 땅 사서 나무 심고, 나중에 호호할머니되면 식물원이랑 그 옆에 유기농 카페 차릴거라고 진짜 다짐했다. 사실 한국에서 아무리 분위기 좋은 카페 다니고 해도 뭔가 끝나고 자려 누우면 왠지 마음이 허한 느낌이 있었는데 온전한 행복을 누리고 왔다. 아무래도 나는 이런 데가 적성에 맞나봐.. 농사짓고, 낚시하고, 카약타고...
저렇게 단독 오두막?에 있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전망도 좋고 자리도 넓고!
그렇게 3시간 정도 머물다가? 자전거 타고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너무나 잘한일! 앳이모네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고,
저기 하트로 가린 저 꼬마아이가 혼자 지우개 던지고 놀던데 우연히? 내 엉덩이에 맞아서 엄청 아픈 척 해줬더니 너무 좋아했다.ㅎㅎ 이모마음~
너 그런 눈으로 보면 반칙이야,,, 나는 사실 토마토 한 조각 줬다. 다른 거는 너무 짜서 주면 안된대,,,
아메리카노 꼭 나눠마시세요,,,
(방비엥 카페) 루앙프라방 베이커리
저녁 먹고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 핫하다는! 한번쯤은 가봐야된다고 하던! 루앙프라방 베이커리에 갔다. 오레오 조각케잌 하나와 아메리카노를 시켜먹었다. 총 60,000낍. 가서 케잌 크기보고 여기는 엄청 푸짐하구나 감이 딱 잡혔다. 케잌 한조각이 투썸 케이크의 두배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메리카노는 진짜 두개 시켰으면 큰일날 뻔했네... 독약인지 뭔지 너무 크게 많이 준다,,,
진짜 장난아니고 커...
초코매니아 송씨에 의하면 오레오 케잌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하는데, 나는 오레오를 잘 안 좋아하고 몰랐어서 그냥 그랬다. 사실 카페보다도 그냥 여유롭게 여행 오기 전에 어떻게 살았고, 어떤 점은 아쉬웠고 좋았다. 이번 여행 어떤 게 좋고 어떤 게 별로다. 사실 조금 뻔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얘기 해서 좋았다. 평상시에도 생각보다 딥톡을 자주 하게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행지에서 하는 이야기는 또 다른 맛이 있었어. 그리고 송씨는 매우 오래된, 사춘기 시기를 함께 보냈던 친구라 더 솔직한 고런 느낌,,,
다만 말로 표현하기에는 답답한 어떤 마음 같은 것이 남아서 머릿 속에서 떠돌고 있는 어떤 생각, 심상을 더 잘 표현하고 특히 언어화하는 습관을 더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그 모호한 감정을 보통 노래들으면서 풀었는데 이야기로 더 풀어낼 수 있어야 노래도 잘 감상할 수 있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야시장 좀 둘러보다가 샌드위치 거리에서 로띠 사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로띠를 피넛 초콜렛이었나..? 시켰는데 피텃버터에 초콜렛도 묻혀서 엄청 푸짐하게 주셨다... 우리는 꽤 배부른 상태에서 먹었다가 둘 다 약간 속이 안 좋았음... 아무리 먹어보고 싶은 게 많아도 오바해서 먹으면 안 된다.
이번에는 몬이모네에서 먹어보았다
* 자전거는 자갈길, 오프로드 다 달려야하니 산악자전거로 빌리는 게 좋다. 프렌즈 라오스 책에 블루라군 개념도라고 있었는데 그 지도로 대충 어느쪽 갈지 생각하고 구체적인 위치는 구글맵의 도움으로 잘 다녀올 수 있었다.
* 마스크, 선글라스, 모자 필수
* 하루 지출 정리(2인 기준)
다음날 할 짚라인 24,000낍
비엔티안행 미니밴 16,000낍
나피디식당 40,000낍
산악자전거 50,000낍
오가닉팜카페 35,000낍
루앙프라방 베이커리 60,000낍
라오티셔츠 69,000낍
로띠 10,000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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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지출: 304,000낍(한화로 40,000원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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