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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8박 9일 여행/다섯째 날, 뷰포인트 보고 방비엥으로!여행 2019. 2. 1. 14:39
어떻게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그냥 너무 잘 잤다. 7-8시쯤에 부시시 일어나서 이제 뷰포인트나 보러갈까~ 했는데(예정은 5시 반에 일어나 탁발을 보는 것이었지만 자버렸다.) 씻으려하니까 물이 안 나왔다. 진짜 한방울도 안나와서 너무 서운했어... 안그래도 전날에 세수도 제대로 안해서 찝찝했는데 그냥 근처에서 산 식수로 대충 얼굴 헹구고, 이 닦고 '농키아우 아침 시장'에 갔다.
농키아우 아침시장
루앙에서 생활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고 느꼈다. 10-15분 걷다보면 나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도 꽤 걸어야 되는 거리였군. 나름 이른시간이라 관광객은 거의 없었고, 현지사람들이 많았다. 야시장 그런 것과는 다른 진짜 현지사람들이 먹고, 입을 것들을 팔고 있었는데 각종 과일들과 옥수수, 무슨 스콘같은 빵, 죽은쥐도 팔고 있었다! 그것도 털달려 있는 통짜로! 명품 짭들도 많았다. 구찌, 프라다 등 각종 브랜드가 한 가게에 모여있었다. 되게 많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한다... 사진을 현지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민폐일까봐 그냥 안찍었는데, 기억 더듬으며 회상하기 힘들고만. 도넛인가 스콘같은 빵이 되게 맛있었다 두개에 2,000낍.
이번에도 길가다 어떤 가게에서 아침국수를 먹기로 하고 아무 가게에나 들어갔다. 갔는데 여자애기들 3명이 막 주문 받아줄라고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요리도 직접 해주는건가 기대했는데, 막내가 뛰어갔다 오더니 어머니가 오셨다. 영어로 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간판에 있는 사진 콕 콕 찝으면서 주문하고 두근두근 기다렸다. 이번에는 루앙 동네맛집보다 고수맛이 더 강하였고, 면발도 그렇게 탱글탱글하지는 않아서 아쉬웠다. 매번 성공할수는 없는 법! 위로하며, 귀여운 세 자매를 뒤로 하고 가게를 나왔다. 가격은 둘이서 25,000낍.
안 갔으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농키아우 뷰포인트
인스타에서 영상보고 반해서 이번 여행에서 꼭꼭 가고 싶었던 곳이었다.
다리 건너 앞으로 직진해서 걷다보면 '뷰포인트' 표지판이 나온다. 그래도 그럴싸한 이름 하나 지어주지 부르기 애매하게 왜 '뷰포인트'라 했는지는 아직도 궁금하군. 사실 올라가기 전에는 '한시간 반 걸린다, 힘들다, 정상에 포토스팟이 있다' 이정도만 알고 조금 방심하고 갔다. 음 근데 올라가다 죽을 뻔 했어 진짜... 그래도 정발산 느낌으로 1시간 반 정도 걷겠지 했는데 입장 할 때부터 미군이 베트남 전쟁때 퍼부었던 폭탄같은 게 있을 수 있다고 정해진 코스 이외로는 걷지 말라고 하더라. 여기서부터 약간 정신 차렸고세상제일 간단한 지도!
새삼 전쟁 끝난지 얼마 안되었더라...
처음에는 그래도 의욕있게 읏쌰읏쌰 올라가다보면 어떤 아저씨가 혼자 삽들고 공사도 하고 계시길래 넉살좋게 사바이디~ 인사도 하고 괜히 자존심에 이까짓꺼! 하면서 그래도 힘차게 읏쌰읐쌰 뭐 그러다보니 그네 쉼터가 나왔다.그네 재밌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좀 평온했지 마음이...
음...
올라가다보면 되게 다이나믹한 코스가 슬슬 나오기 시작하는데 올라가기 조금 쉬우라고 밧줄이 나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나름 전문 산악인 같고 내 자신이 막 멋졌는데 반복되니까 힘들엇어... 음, 운동신경은 기본으로 있어야되고, 발을 어느 위치에 놓을까 고민하며 가야돼서 잘 올라가려면 머리도 좋아야 할 것 같았다.나두,,,멋쟁이 레깅스 살거야,,,씨익씨익,,,
여기가 두번째 쉼터! 딱 중간 왔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근데 안찍었음.
반대편에 써있었는데 저게 무슨 뜻이지..? 궁금해서 찍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둘 다 말 없이 오르기만 할 때이런 광경이 보였다... 구름보다 높이 있는 것도 신기했고 너무너무 멋있었다. 아니 근데 정상은 언제 나오는거지...? 그래도 현지 아저씨가 사바이사바이~~하시길래 나름 넉살 좋은 척 사바이사바이~했다.
그 후로, 아 진짜 못해먹겠다 두 세번 꾹꾹 참고, 5분 남았다는 표지판이 있지만 사실은 10분 정도 더 가야 정상이 나온다.정상!!!
왜 1시간 반동안 올라오는게 헛되지 않았는지 단번에 이해되는 광경이었다. 감동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북한산도 제대로 가보지 않은 산악뼝아리로서 매우 보람차고 벅찬 마음이 들었다.
정상에서는 사진찍다, 멍하니 감상하다 한시간 정도 있었다. 저게 처음 딱 도착했을 때 영상인데 보면 구름이 많이 껴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름이 서서히 사라지고 메콩강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같은 곳에서 또 다른 매력의 경치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대 굳초이스.
구름 꽤 있을 때
구름 완전히 걷히고... 여기서 구름 있을 때 사진 찍고 싶었는데 너무 사진 핫플레이스라 못 찍은 건 조금 아쉽군.
정상에서 현지분이신지, 태국이나 이웃나라에서 오신 관광객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오우 코리안~ 뷰티풀! 하면서 같이 사진찍자 하셔서 뜬금없이 찍었다. 한국인들이 똑같은 옷을 입는 거는 아닌데, 그런 스타일이 있기는 한가보다. 사실 나도 뭔가 멀리서 봐도 한국인 같은데 하면 백이면 백 맞더라. 외국분들이 우리 한국사람인거 참 잘 알아보신다.
내려오는 길은 그래도 올라가는 길보다는 수월하였다. 그래도 무릎이 꽤 많이 아팠으니^^ 절대 쉬운 건 아님... 이 날 이후로 삼일 동안 오른쪽 종아리가 당겼던거로 기억난다.
점심으로 어제 먹었던 첸나이 레스토랑에서 또 다른 메뉴로 시켜먹고~ 이번에는 감자, 어니언 커리 시켜먹었는데 당근 뺀 오뚜기 카레랑 똑같아서 신기했다. 한국에서 인도음식점 가면 소스 같은데에 난 찍어먹는 형식이길래, 오뚜기가 참신하게 각종 재료를 넣을 생각을 했구나..! 감탄했는데 그건 아니었던걸로. 망고라씨도 아주 훌륭했다. 라씨맛집!슬리핑 버스를 타기로 한 4시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숙소에서 짐 정리하기로 하였다. 숙소 문 벌컥 열고 청소 아주머니가 들어오려 하시다 놀라서 나가시길래... 카운터에서 숙소에 짐 두고 나갔다 와도 되죠? 하고 물어봤는데, 우리가 체크아웃 시간을 3시간 넘겨서 30,000낍을 더 내라고 하셨다. 숙소 처음에 소개하실때도 대충대충 별 말씀 없으시길래, 기억으로는 체크아웃 시간 이야기를 아예 들은 적이 없어서 많이 억울했다. 방 안에 써있었다고 하는데, 다시 들어가서 봐도 보이지 않았어... 체크아웃 생각 안한 내 잘못도 있기는 하지만, 뜬금없이 돈을 뜯긴것만 같은 느낌이라 기분이 상했었다. 다음부터는 숙소 체크인 할 때부터 먼저 체크아웃 시간 물어보고 들어가는 걸로...
시간 보내며 휴식하기 좋았던,
(농키아우 카페) 델리아 플레이스
아이스크림을 너무 원하던 송씨의 요구에 따라 농키아우에서 드물게 아이스크림을 파는 거 같아보였던 카페에 들어갔다. 내부가 너무 편한 카페 형식으로, 신발 벗고 누워서 좀 자도 괜찮은 느낌으로 되어있어서 꽤 기대이상이었다.옆에서 어떤 아저씨가 힘겹게? 고음 올리시면서 기타 치고 계셨는데, 왠지 내가 혼자 노래하면서 우쿠렐레 치는 모습이랑 겹쳐보여서 뭔가 애틋했다... 노래 잘하고 싶다... 아, 그 아저씨도 코리안? 뷰티풀~ 하시고 가셨다. 하루에 두번정도 저런 얘기 들으니 괜히 라오스에서 한국사람에 대한 인식이 좋은건가..? 싶었음.
photo cred. by 영주. 초코케이크가 생각보다 많이 안 달아서 너무 맛있었다. 강추.
나름 서로 얼굴 그림도 그려주고, 책 진도도 꽤 많이 뺄 수 있었다. 갈 시간이 정해져 있기는 하였지만 저 조형물?과 함께 물씬 느껴지는 농키아우만의 여유가 좋았다. 책과도 무척무척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
세상제일 불편했던 툭툭과,,,
농키아우-> 방비엥 행 슬리핑 버스
버스 정류장으로 가기 위해 툭툭을 탔다. 여행 중 거의 유일하게 시간을 지킨 툭툭이어서 조금 놀랬다. 사실 툭툭에서 다양한 외쿡인들이랑 말하는 그림을 상상했었는데, 어째 우리가 탄 툭툭은 분위기가 너무 쌔하였다. 세 명이 타고 있었는데, 한 언니는 뚱한 표정으로 프링글스 먹으면서 밖을 하염없이 내다보고 있었고, 한 언니는 우울해서 자려고 하고 있었고, 한 오빠는 그냥 혼자 앉아있었다. 나는 당연히 세 명 다 혼자 여행 오셨나봐 생각했지... 나는 자연스럽게 어떤 오빠 옆쪽에 띄어앉게 되었고, 인원이 더 많아지면서 프링글스 먹던 언니가 내 옆으로 붙으시길래 두분 사이에 끼어 있게 되었다. 그렇게 툭툭이 출발했고...
타는 내내 왼쪽에 계신 오빠야가 계속 한숨을 푹푹 내쉬시면서 너무 답답해 하셨다. 누구에게 뒤쳐지지 않는 쫄보로서 내가 뭐 잘못했나..? 내가 막 양파 냄새나나..? 정신적으로 분노조절에 어려움을 겪으시나...? 하면서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열심히 언니쪽으로 붙어앉아 있었는데, 오른쪽에 있던 언냐가 툭툭이(현지 사람들 태우려고 툭툭이나 미니밴이 멈춰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빈번하다) 잠시 멈춰 있을 때 겁나 쿨하게 내리셔서 강아지랑 놀아주면서 담배 피시는데 그떄 오빠야가 안절부절 못하는 거 보고 그제서야 대충 감이 잡혔다. 그냥 두분이 커플이신데 싸우셨던 것 같다. 프링글스 언니가 우울한 언니한테도 말 걸려 노력하길래 아 같이 여행오신거구나.... 싶었다. 그렇게 툭툭은 다시 출발하고, 안그래도 언니오빠 두 분 다 키도 크시고 등치도 있으신 편이라 반대편으로 넘어가고 싶었는데, 지금 내가 불편하다고 여기서 일어나서 반대편에 가서 앉으면 되게 이상해지겠지? 속으로 생각만 하면서 그때부터 장장 30분간 불편한 동승을 하였다.
우리는 농키아우에서 방비엥으로 이동하는 슬리핑 버스였다. 4시에 툭툭을 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해, 6시에 슬리핑 버스로 갈아타 다음날 5시 반에 방비엥에서 내려주었다. 가는 중간 10시쯤에 20분 정도 쉬는 시간을 준다. 그때 쌀국수 사먹고, 간식 먹고, 화장실 다녀오면 된다. 비용은 인당 180,000낍(한화로 23500원 정도).
버스 정류장에서 그 커플 이야기를 좀 하며 기다리다가 슬리핑 버스 도착! 같이 툭툭을 타고 왔던 외국인들 모두 선착순인지 알고 나름의 줄을 열심히 서고 있었지만... 알고 보니 지정석이었다. 사실 슬리핑 버스가 어떻게 생긴건지 잘 몰랐어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생각보다 내부가 크고 쾌적하다 생각했다. 처음에는. 왜냐면 한 침대에서 혼자 자는지 알았거든ㅠㅜ 호다닥 들어가서 지정석인지 모르고 원하는 자리에 드러누워 있었더니 여기 자리가 아니란다... 알고 보니 두명이서 한 자리 나눠써야 됐음 흑흑... 고로 나는 송씨 바로 옆자리에서 갈 수 있었다. ㅎㅎ... 그래도 옆에 덩치가 많이 크신 관광객 아찌가 혼자 누워도 불편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우리는 차라리 낫겠거니 싶었다. 예전부터 왠지 내가 키가 170중반에서 180정도가 됐으면 좋겠다는 염원이 있었는데 많이 불편하겠구나 새삼 깨달았다.
photo cred. by. 영주. feet model by. 영주. 여기 혼자 눕는 게 아니라 두명이 눕는거다!! (그래서 성별까지 쓰라고 했나봄) 담요가 괜히 두개가 아니야.
조금은 좁지만 그래도 할만했던 탑승^^
우리는 2층이었고, 창가쪽에 붙어있는 에어컨이 하도 빵빵하게 나와서 아마 창문쪽에 누웠던 송씨가 조금 더 고생을 했을거다. 하지만 금방 잘자는거 보니 쟤는 차 오래 타는 게 무척 적성에 맞아보였다. 아마 그녀는 버티기 장인...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 뼈가 호달달 떨리기는 했지만 그나마 안쪽 자리에서 너무 춥다 느낄 때쯤 도착해서 괜찮았다.
내부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 음 되게 1층 입구쪽만 걸리지 않으면 괜찮을 거 같았다. 그냥 뭐 운이 좋아야된다! 어쩐지 1층 입구에 있던 언니는 담요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덮고 있으셨는데, 문 열릴때마다 먼지 많이 들어오고 사람들 계속 이동하고 해서 그러셨던 거 같다. 그래서 후기는 생각보다 편했다는 거! 진짜 화장실 다녀오고 나서는 꿀잠잤다! 교통수단 오래 타있는 거 잘 못 버티는 나로서는 다시 타라면 잘 모르겠지만, 한번쯤은 타볼만한 슬리핑 버스였다! 그렇게 하루 끝~
* 아침 9시 언저리가 올라가기에 좋은 시간대인거 같다. (사실 다른 시간대는 안가봐서 모륵지만... 뭐, 우리가 했던대로가 체고야ㅎㅎ) 구름 낀 모습, 걷힌 모습 둘다 봐서 너무 좋았다.
*물을 꼭 사가야 한다. 현지분들은 막 맥주도 사오시던데, 잘못 삐끗하면 죽을 것만 같은 코스가 많아서 나에게는 그냥 물이나 음료수가 적당한듯...
* 다시 한번 말하지만, 라오스는 일상 속에 익스트림이 자연스럽게 섞여있다. 속으면 안돼요... 다 알아서 살아남아야댐.* 매번 숙소 체크아웃 시간을 염두에 두자.
* 슬리핑 버스를 타게 되면 에어컨을 빵빵하게 트셔서, (물론 비치된 담요가 있기는 하지만) 나처럼 기관지 안 좋고 추위도 잘 타시면, 마스크라던가 겉옷, 담요, 수분이 많이 없는 먹을거리들 챙겨서 타는 게 좋을거 같다.
* 우리는 4시에 출발해서 5시 반에 도착하는 스케줄 통보만 받고, 중간에 밥 먹을 수 있는건지 여부를 아예 몰랐어서 간식거리를 미리 사갔다. (바나나빵이랑 무슨 sesame 크래커 같은거 죤맛.) 그래도 중간에 10시쯤? 어딘가서 내려서 화장실 가고, 밥 먹는 시간을 주었다.
* 버스정류장 화장실에 갈때는 2,000낍을 챙겨가자.
* 하루지출정리(2인 기준)
(넷째날에 슬리핑버스 비용 360,000낍 기록함)
아침시장 아침국수 25,000낍
아침시장 도너츠 2,000낍
물, 과자(뷰포인트 간식) 16,000낍
뷰포인트 입장료 40,000낍
첸나이레스토랑 점심 82,000낍
체크아웃 늦게 한 벌금 30,000낍
델리아 플레이스 아이스크림 2접시 45,000낍
과자, 물(슬리핑버스 간식) 22,000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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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출 262,000낍(한화로 34,800원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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